알비노 코브라 레드 테일 구피의 그 아름다운 꼬리가 중간 중간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뭐 병에 걸린 것이 분명했다.
수영도 활발하게 하지 못 하고 입을 수면에 대고 간신히 헤엄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저기 서핑을 한 끝에 소금물에 넣어 치료를 하면 된다고 한다.
친절한 설명의 사이트를 발견해서 그 방법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그 사이트는 여기다.
http://blog.naver.com/hjk212/30073699725
이 사이트의 설명대로 실시 중이다.
1. 첫 날 – 0.5%
2L의 물에 소주잔 반잔 정도의 천일염으로 소금물을 만들고 구피 입수.
소주잔 반 잔 정도도 양이 꽤 많아 보인다.
평소 수면에 입을 내놓고 살던 구피가 소금물에서는 바닥에 가라앉아서 얌전히 있는다. 아무튼 몸이 안 좋아서인지 헤엄치고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2. 둘째 날 – 1%
배고플 것 같아 먹이를 주었으나 잘 먹지 않는다. 아.. 네가 부인도 잃고 삶의 의욕이 없어졌나보구나~ 이렇게 생각하며 떠나보낼 각오를 했다.
그러나 잠시 후 어항을 보니 바닥에 떨어졌던 먹이를 다 줏어 먹었다. ㅋㅋ
사이트에 의하면 구피가 있는 소금물에 그냥 소금을 넣어서 농도를 올려도 괜찮다 해서 반 잔의 천일염을 또 투하했다. 소금이 먹이인 줄 알고 소금에 입을 대보는 구피.
소금이 구피에게 해로울까봐 막대기로 구피를 멀리 쫓아 보내고 물을 막 저어서 소금을 녹였다. 그러나 첫 날처럼 잘 녹지는 않는다. 젓다가 지쳐서 중간에 관두었는데 한 시간쯤 지나서 다시 보니 소금이 완전히 녹아 있었다.
3. 셋째 날 – 1.5%
오늘 집에 가면 1.5%로 농도를 높여주었다가 몇 시간 후 다시 농도를 낮춰 줄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었으나 1.5%로 농도를 높이고 하루를 두었다.
4. 넷째 날
다시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 어항에 1리터의 물을 부었다. 그리고 구피를 살펴보니 지느러미가 더 상해 있었다.
아무래도 병이 진행되는 과정에 넣어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꼬리 지느러미에 바늘 구멍만한 구멍이 두 개 있었는데 이 날 확인했을 때에는 구멍이 바깥쪽으로 열려있었다. 즉 지느러미가 갈라졌다? 찢어졌다? 이렇게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특히 한 구멍은 꼬리 지느러미에서 몸통 쪽으로 가깝게 있었기 때문에 이 구멍 때문에 찢어진 지느러미는 얼핏 보면 꼬리 지느러미가 두 개로 보이게 만들 정도다.
구피의 활동성은 조금 좋아진 것 같은데 아직도 아픈 모양인지 활동성이 좋지는 않다. 대개 바닥에서 가만히 쉬고 있다.
물을 부어주고 약 10시간 후 다시 1리터 정도의 물을 더 부어주었다.
내일은 메인 수조로 복귀시킬 예정이다.
결론
메인 수조로 옮긴 후 며칠 간은 그래도 힘이 없어 보였다. 바닥에 붙어서 계속 쉬기만 하는 것이다. 꼬리 지느러미도 더 많이 짧아졌다. 그래서 내심 포기하고 있었는데, 반전이 일어났다.
며칠 후 활동성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물고기와 똑같이 헤엄치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치료가 된 것이다. 소금욕이 역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PS.
그러나 이 구피는 완치되었다고 생각한 후 1주일 정도 후에 결국 죽었다. 왜 죽은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어항 물에 반쯤 담궈 둔 고구마 사이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적어도 사후 24시간 후에 발견한 것 같은데 꼬리 지느러미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아마도 다른 개체가 먹은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분명히 활동성이 정상화되어 안심했는데 왜 죽은 것일까? 이유를 모르겠다. 멍청해서 고구마 사이에 어찌어찌 들어갔는데 나올 줄 몰라서 죽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