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

[물생활] 물맞댐 쉽게 하기

서똥 2014. 6. 20. 12:36

아내가 동네에서 우연히 구피 성어 두 마리와 작은 어항 세트를 5천원에 사왔는데, 얘들이 새끼를 낳고 이런 모습을 보고는 내가 더 관심을 갖고 빠져들게 되었다.

결국은 중고로 1자반 정도 되는 큰 어항을 분양 받아 제법 어항다워졌는데 구피와 그 자식들은 수면에서만 놀고 있어 바닥 어종을 추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생물을 택배로 받는 것은 그 애들에게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아 직접 동대문에 나가서 몇 가지를 사왔다.

알비노 코브라 레드 테일 구피(?) 암수 한 쌍, 네온 테트라 깔별로 3, 코리 2, 체리새우 5 이렇게 사왔다. 구피인데 한 쌍에 3만원이었다. 그런데 색과 지느러미의 하늘하늘 거림이 정말 이뻤다.

사실 난 구피 살 생각 없었는데 그 자태가 너무 고운 나머지 아내가 사자고 하는 바람에 사게 되었다. 암컷은 배가 한껏 불러 출산이 임박한 놈(년?)이었다.

 

아무튼 작은 어항에 새로 데리고 온 애들을 넣어놓고 메인 어항의 물을 컵으로 조금씩 맞추려니 이거 원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그래서 머리를 굴렸다.

전에 어디 블로그에서 에어호스를 이용해서 방울방울 물을 옮기는 사진을 본 기억이 났다. 또한 내가 더치 커피를 만들어 먹는 터라 방울방울 아이디어가 좋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방울방울 정도의 수량을 조절할 기구가 없었다. 물론 시장에서 팔긴 하지만 사오진 않았고, 더치 커피 기구를 이용할까 생각도 했으나 찝찝해서 포기했다.

 

그러다 번득 아이디어가 떠 올랐으니, 일단 사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으리라.

보다시피 에어호스 중간을 한 번 꺾어주는 것이다.

크게 보면 이와 같다. (사진 클릭하면 커져요)

이 정도로 꺾으면 1초에 한 방울 정도의 수량으로 옮겨진다. 사진의 작은 어항물 만큼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사실 이 속도는 많이 느리다.

아무튼 3~4시간 지나니 작은 어항에 물이 꽤 차게 되었지만 그래도 너무 느려서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다시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그것은 바로 볼펜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저 꺾인 호스와 고무밴드 사이의 도넛 구멍 같은 부분에 볼펜을 쑤셔 넣어 호스의 꺾임 정도를 완화시켜주는 것이다. 볼펜의 끝 부분만 살짝 꽂아주면 수량이 조금만 늘어나고, 볼펜을 많이 꽂아주면 수량이 많이 늘어난다.

 

이 방법을 사용하여 대략 5~6시간에 걸쳐서 물맞댐을 쉽게 할 수 있었고, 모든 생물들은 한 마리의 불상사도 없이 메인 어항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네온 테트라는 별로 안 좋아하게 되었는데, 사연은 다음에… 색은 이쁘지만 인위적이라 하니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좀 들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