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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

내 어항의 변천사, 수초, 바닥재, 새우, 물고기..

생각보다 어항에서 수초 키우기가 참 어렵다.

굉장히 잘 자라는 듯 하다가도 어느 한 순간 훅 가기 때문이다.


아래 수초 정리한 것은 나의 얼마 되지 않는 약 2년간의 물생활 전체의 이야기이다.


물생활 시작 당시..

처음에는 이끼 두 판과 고구마로 시작했다.

고구마 뿌리가 굉장히 촘촘해서 구피 새끼가 숨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구마를 키우기 시작했다.



사람들 말 그대로 고구마 뿌리는 잘 자라기 시작했다.


금새 아래 사진처럼 뿌리가 불어났다. 그런데 구피 새끼보다 새우가 더 좋아해서 그게 좋았다.

가끔은 놀란 구피가 숨다가 고구마 뿌리 사이에 끼어서 빠져나오지 못 해 죽는 경우도 있었다.


뿌리가 자갈 사이까지 쭉쭉 뻗는 모습이다.


나름 고구마는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구마를 정리해야만 했으니 그것은 고구마 줄기 때문이다.

고구마 줄기가 어찌나 잘 자라고 무성한지 집안 식구들이 모두 난리를 칠 정도였다. 누구는 고구마 줄기도 먹는다고 했지만 이 줄기를 보고 있자니 집안이 조만간 고구마 줄기로 뒤덮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내가 이발사처럼 매주 줄기를 스포츠머리로 잘라주었으나 고구마 진액도 많이 나오고 귀찮아서 계속 키우기 어렵기도 하여 키우기를 포기한 것이다.


그러다가 홈플러스 어항코너에서 암브리아를 보게 되었고 이뻐 보여서 2만원인가 3만원어치 사와서 심어보았다.

아래 사진처럼 적당히 나눠 심었다.



아래 사진은 심은지 좀 지나서 찍은 것인데 확실히 자갈쪽 보다는 흙쪽이 잘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암브리아는 굉장히 잘 자라서 매우 흡족했으나 내가 먹이도 많이 주고 조명도 항상 켜놔서 그런지 실이끼 폭격을 당해서 모두 죽고 말았다.


실이끼 폭격을 막고자 실이끼 약을 과다하게 넣었다가 내 체리 새우도 80마리 이상이 전멸하는 그런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실이끼도 죽였지만 불쌍한 새우들도 죽었다. ㅠㅠ


웃긴 것은 실이끼 약을 살 때 사은품으로 이름모를 수초를 몇 촉 받았는데 그 수초가 아래의 그 수초이다. 아래 사진은 그 몇 촉 안되던 수초가 번식하여 이 만큼 많이 생긴 것이고, 그 시간만큼 전멸하다시피 했던 새우도 좀 번식하여 10여마리 정도 된 상황이다.


위처럼 듬성듬성했던 수초가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무럭무럭 자라더니 아래 사진처럼 무성해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나의 새우들도 다시 폭번을 하기 시작해서 예전의 70~80마리 정도로 번식하게 되었다.


급기야 아래 사진처럼 엄청나게 번식해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아래 플래티들은 새우 거의 전멸했을 시점에 새우가 완전 전멸할 것으로 생각하고 새로 입양했던 애들이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

어느 날부터 바닥 쪽의 수초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오랜 기간 관찰한 결과 수초의 중간 뿌리가 계속하여 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수초가 왜 끊어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새우가 너무 많아져서 (지금은 100마리 이상으로 불어난 상태) 새우들이 갉아 먹었나 싶기도 했으나 이건 아닌 듯 하고.. 다음에는 바닥 청소용으로 추가 분양받은 알지이터 놈들이 흙을 하도 파놓아서 이렇게 되었나 생각이 들기도 하였으나 아무튼 원인은 알 수 없다.


결국 모든 수초의 허리가 끊어지더니 물에 둥둥 뜬 수초들을 아무리 흙에 옮겨 심어도 더 이상 자라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었다.

그리고는 끝내 모든 수초가 거의 다 사라지고 말았다. 물에 둥둥 뜬 수초 중 죽어가는 수초들은 아무래도 새우가 먹은 듯 하다. 안그러면 그 많던 수초가 따로 퍼서 버리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사라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때 물의 상태도 매우 안 좋았는데, 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과 분진이 엄청 많아서 물고기가 조금만 빠르게 헤엄처도 물이 탁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던 때였다.

오죽하면 아내가 어항을 치우라고 할 정도였으니..


결국 어항을 엎고 말았으니 물 95% 이상 환수하였고 바닥재도 모두 버리고 새로 산 쉬림프 소일 바닥재로 깔아 주었다.

이제는 수초를 사은품으로 주지 않아서 그냥 집에 있던 인조 수초를 놓았다.


그리고 바닥을 마구 파헤치던 알지이터들은 모두 옆의 복주머니 어항으로 옮겨버렸다. 이 애들은 덩치도 너무 크고 사나와서 정이 안 간다. 그렇다고 일부러 죽일 수는 없으니..


귀여운 코리와 체리 새우들만 있으면 되~


아무튼 이러한 환경을 세팅해주고 95% 이상의 환수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생물들이 죽지 않고 버텨주었는데.. 또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하루에 1~2마리의 새우가 꼭 죽어서 물고기 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위 사진의 노란 물고기 옆에도 죽은 새우가 있다. 예전에는 새우들이 어항 전역을 활개를 치고 다녔는데 지금은 구석에 모여서 숨어있는 상태이다. 아무래도 플래티들이 새우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나 당장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