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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

코리도라스 알, 부화, 치어

코리도라스를 키운지 2년이 넘었는데 알 붙인 것은 처음 겪는다.


며칠 전 집에서 키우던 코리 두 마리 중 어느 놈이 낳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중 개운죽 줄기에 알 두 개를 붙여 놓은 것을 발견하였다.

이 놈들이 알을 낳으려면 좀 많이 낳지 뭘 두 개만 낳냐고 속으로 꿍시렁 대며 소중하게 다뤘는데,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그릇에 옮기고 관찰했는데 3~4일 후 불가사의하게 두 알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부화된 듯 하나 살아나진 못 했을 것 같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개운죽에 아기자기하게 붙여놓은 알 두 개


신선한 물을 공급받으라고 이런 구멍이 뚫려 있는 그릇에 옮겨놓았다.


이게 그릇의 전체적인 모습


2일 정도 지나니 알 속에 거뭇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날 어항 벽에 코리의 알이 수십 개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번에는 너무 많이 붙여놓아 모든 알을 격리수용할 수는 없었다. 몇 개는 그냥 어항 벽에 붙여두고 2/3 정도만 격리수용하였다.


그런데 다음 날 이 멍청한 코리 놈들이 어항 벽을 청소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지 알들을 땅으로 떨어뜨리더니 잠시 후 사라진 것으로 보아 먹은 것이 분명한 것 같다.


다행히 격리된 아가들은 아직 무사하다.

이번에는 알들의 상태를 매일 같이 체크하도록 하겠다.


이번에는 알들이 좀 많다. 대충 봐도 20알 이상.


(5.17 업데이트)

어젯 밤에 한 마리가 부화되긴 했는데 꼬리만 나왔고 머리는 알 속에 있는 상태였다.

오늘 퇴근하고 다시 보니 15마리 정도가 부화에 성공했다.

저 소시지 같은 것은 내 손가락인데 치어들이 가만히 있기에 손가락을 넣어 움직이게 한 것이다.

치어들은 좀 투명해서 흐릿하게 보여진다. 차라리 아래 사진이 더 괜찮게 보인다.


투명한 그릇 안에 치어들이 있는 것이고 분홍색은 혹시 배고플까봐 먹이를 준 것인데 덜 부셔진 것들이다.

대략 사진 속에만도 11마리 정도가 있다.


[2016.11.15 업데이트]

물론 위의 치어들은 모두 살아남기에 실패했다.

그러나 다행이 코리들이 2~3주마다 어항 벽에 알 붙이기를 몇 달 동안 계속 해댔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결과적으로 4마리의 치어들이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경험담을 좀 적어보자면 이 치어들은 약해도 너무 약하다. 어른 코리에 비하면 정말 하루살이 수준이다. 그리고 1주 이상 치어들을 키운 후 어항에 풀어보았는데 모두 어른 코리에게 잡아먹혔다. 쩝..


그렇다고 이 치어들을 작은 통에 계속 둬 보았는데 저런 먹이들이 썩으면서 물이 오염되는지 치어들도 같이 죽는 것이었다.


결국 신선한 물 공급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치어들이 다 부화되면 물고기 뜨는 그물망에 치어들을 옮기고 그물망을 어항 물 위에 띄워 놓는 방법을 선택했다. 먹이는 그물망 안에 잘게 부숴서 넣어주고 매일 한 번씩 남은 먹이들을 치워주었다.

이렇게 2주 정도 키운 후 어항에 풀어주었다.


물론 이 상태에서 그냥 어항에 풀어줘봤자 지들 부모에게 다 잡아먹힌다. 어항 바닥에도 얘들이 숨을 곳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나는 난석(꽃집에 서 파는 구멍이 숭숭 뚫린 자갈들)을 구해다가 망이 좀 큰 그물로 감싸서 어항 바닥에 두고 거기에 풀어주었다.


이 어린 치어들은 자라는 속도가 굉장히 늦다. 위 과정을 5~6차례 반복했더니(아마 3~4개월이 흐른 것 같다) 드디어 어른 코리에게 안 잡혀 먹일 정도로 자란 새끼가 난석을 탈출하여 어항 바닥을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코리가 한창 알을 어항 벽에 붙이더니 가을이 되자 이젠 붙이지 않는다.